총회보
신사도 운동은 한 마디로 지금 이 시대에도 사도와 선지자의 직책이 있다는 주장으로 미국의 풀러 신학교에서 교회 성장학을 가르쳤던 피터 와그너(1930-2016)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운동이다. 와그너는 은사주의 지도자 존 켈리 (John P. Kelly)와 함께 2000년도에 국제 사도 연합 (The International Coalition of Apostles)이라는 단체를 설립했고, 2001년부터 제 2의 사도시대가 시작되었다고 천명하였다. 이들은 에베소서 4:11-12,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12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를 핵심본문으로, 오늘날 교회가 사도와 선지자의 직분을 인정하고 회복할 때, 더 이상 영적침체에 허덕이지 아니하고, 놀라운 부흥을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사도 운동의 뿌리는 현대 은사주의로 은사운동이 갖고 있는 대부분의 특징들, 이를 테면, 기적, 치유, 신비한 성령체험, 방언 등이 신사도 운동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족성 안에 잠재된 무속적 성향과 기복주의 때문인지 신사도 운동의 크고 작은 영향력이 교파를 초월하여 교회 내부로 깊이 침투해 들어오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짧은 논고를 통하여 신사도 운동이 주장하는 바와 문제점들을 간략히 서술하고 성경 중심의 바른 신앙을 더욱 견고히 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1. 초대교회 때와 같이 이 시대도 사도와 선지자가 존재한다.
피터 와그너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서론에서 언급했던 에베소서 4:11-12외에 에베소서 2:20,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 의 말씀도 사용한다. 아울러 와그너는, 지금도 그리스도께서는 사도와 선지자의 직분을 허락하시고 그들 위에 그리스도의 몸이 서게 하시는데, 몸 스스로가 그 일을 거부하므로 교회는 부흥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1) 계시의 종결성과 성경의 충족성을 부정한다!
사도와 선지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신사도 운동은 그들이 임명하고 인정하는 이 시대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하나님의 직통계시가 계속 임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신구약 66권으로 하나님의 특별계시가 종결되었다는 정통적인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계시의 종결성은 성경의 충족성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우리에게 주신 신구약 66권은 우리의 구원과 신앙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진리를 온전히 가지고 있다(딤후 3:16-17). 그러므로 새로운 계시는 더 이상 없고 필요치도 않다. 에베소서 2:20의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는 그들을 통해 주셨던 성경 말씀을 가리키며 교회는 성경 말씀과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터 위에 세워져 나아가는 것이다. 요한계시록 22:18-19은 다음과 같이 말씀한다. “내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증언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것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그러므로 사도와 선지자가 지금도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직통계시를 주장하는 신사도 운동은 비성경적이며 매우 잘못된 것이다.
2) 극단적 신비주의 경향으로 기독교의 본질을 왜곡시킨다!
이전의 은사운동이 그러하였듯이, 신사도운동도 그들이 앞세우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을 통한 신비한 성령 체험을 강조한다. 그러나 초대교회 때 나타났던 성령의 초자연적 은사들은 하나님의 특별계시를 전달하고 확증하기 위해 주어졌던 것으로 특별계시의 말씀이 완성된 이후에는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성경이 기록된 이후 기독교 2,000년의 역사는 성령의 초자연적 은사들을 통한 역사가 아니라 기록된 성경말씀을 통한 말씀의 역사였다. 예수님도 친히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친히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요 16:13)"라고 말씀하신바 있다. 그러므로 성경적 성령체험은 진리를 바르게 깨닫는 것이며,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삶과 인격이 변화되는 것이다. 신사도 운동이 추구하는 신비한 성령 체험은 이교적인 것으로 기독교의 본질을 왜곡시킨다.
2. 아담의 타락으로 사탄에게 빼앗긴 세상의 통치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 (Dominion/주권운동).
신사도 운동은 세상을 정치, 경제, 미디어, 예술, 문화, 교육, 종교 등의 7개 권역으로 나누고 이 모든 영역을 신사도 운동의 교회가 정복하고 지배해서 하나님의 왕국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일을 성취하기 위한 두 기둥으로 “일터 교회”와 “부의 이동”을 제시한다. 쉽게 말해 신자들이 가난의 영을 부수고 번영의 영을 초청하므로 막대한 부를 소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1)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조장한다!
세상의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 마귀를 가리켜 공중의 권세 잡은 자란 표현이 있지만 마귀의 권세도 하나님의 주권과 허락 아래 있다. 그런데 신사도 운동은 세상의 일부가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사탄의 뜻대로 움직이고 사탄의 통치를 받고 있다는 잘못된 사상을 심어준다. 이사야 45:7은,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들을 행하는 자니라 하였노라.”라고 말씀한다.
2) 물질에 대한 욕심을 조장하고 합리화시킨다!
“부의 이동”을 주장하며 번영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신사도 운동은 성경적이지 않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말씀하셨고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쉽다고도 말씀하셨다. 물질과 번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구절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3. 지역마다 지역을 다스리는 영(territorial spirits)이 있다.
피터 와그너는 다양한 인공물과 자연물 뿐 아니라 동물, 우상, 나무, 산, 빌딩 등에도 귀신이 붙어 있다고 말하며 이와 같은 지역의 영들이 복음사역의 주된 방해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근거하여, 땅 밟기 기도, 대적기도, 선포기도 등을 아울러 주장한다. 특별히 선포기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선포할 때에는 하나님께 무엇을 해달라고 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권세를 가지고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있는 어떤 것들을 이루어지도록 선언하는 것을 말한다 . . .” (피터 와그너, 도미니온, 170).
1) 잘못된 이원론적 관점을 심어준다!
바로 위의 2번과도 관련 있는 문제로, 신사도 운동은 이 세상을 하나님과 사탄의 대결구도로 보는 이원론적 관점을 갖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탄을 쫓아내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말한다. 가난한 영, 불순종의 영, 교만의 영, 음란의 영, 질병의 영 등 온갖 것에 영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이런 악한 영들을 대적하고 선포하고 축사함으로 건강해지고, 부해지고, 문제들을 해결하고, 하나님의 왕국을 이루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무속적이고 기복적인 사상과도 연결이 된다. 만약 가난과 질병과 온갖 시련들이 모두 악한 영의 역사로 인한 것이고 악한 영을 대적하고 축사해야 하나님의 왕국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예수님의 제자들이 고난과 핍박 끝에 순교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 당시 제자들과 초대교회 순교자들은 악한 영을 대적하고 선포하고 축사하는 방법을 몰라서 고난을 당하고 순교한 것인가! 그리고 그렇다면 정말로 믿음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건강하고 부자이어야 하고 어떤 재난이나 사고도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가! 이들의 주장은 성경의 내용과 전혀 맞지 않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사도 운동에 대해 특별히 경계해야 될 몇 가지만을 간략하게 서술하였다. 신사도 운동은 과거로부터 계속되어 온 현대 은사주의의 중요한 한 흐름으로 우리나라 교회들은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영향을 많이 받아오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와 같은 잘못된 은사운동과 비성경적인 사상이 침체된 교회와 삶을 부흥시키고 성장시킬 중요한 동력으로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일찍이 “너희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마 24:4)"라고 말씀하시며 마지막 때 강력한 미혹의 역사가 있을 것을 경고하신바 있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새로움이 아니다.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앞으로도 영원불변의 진리의 말씀, 우리에게 주신 성경 말씀을 통해 죄인들을 구원하시고 성도들을 온전케 하시는 생명의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
현대교회의 침체는 새로움의 부재가 아니라 죄의 문제이고 세속화의 문제라고 본다. 교회가 죄를 철저히 회개하고 세상과 철저히 구별되며, 변함없는 진리의 말씀을 더욱 귀히 여겨 말씀을 파수하고 힘써 전파할 때, 하나님께서 교회들을 다시 회복시키시고 마지막 때 귀하게 사용하실 줄 믿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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